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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길이 자연에 닿을 때 그것이 예술이 된다면, 정원은 그 중에서도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형태가 아닐까요?
전 세계 곳곳에는 수 세기 동안 가꾸어온 정원이 존재합니다. 단순한 나무와 꽃의 조합을 넘어, 정원은 각 나라의 미적 감각과 자연을 바라보는 철학, 그리고 문화적 배경이 녹아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중장년층 여행자들에게 ‘정원 순례’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흐름과 계절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느림의 여행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국의 키유 가든과 캐나다의 부차르트 가든을 중심으로 세계 정원의 아름다움과 순례 여정의 의미를 소개합니다.
1. 식물의 천국, 영국 키유 가든
런던 서쪽 템즈강변에 위치한 키유 가든은 세계적인 식물원입니다.
정식 명칭은 ‘왕립 식물원’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을 만큼 역사와 가치를 자랑합니다.
약 12만 종 이상의 식물을 보유한 이곳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과학, 교육, 예술이 어우러진 식물의 궁전입니다.
유리 온실로 유명한 ‘팜 하우스’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건축양식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들어서는 순간 마치 아열대 밀림에 들어온 듯한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한 ’템플 오브 에어리언스(공기의 사원)’와 같은 정원 내 테마 공간들은 영국 특유의 정원 예술 감각을 보여줍니다.
키유 가든은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봄에는 수선화와 튤립이, 여름에는 장미와 라벤더가, 가을에는 붉은 단풍이 정원을 물들이며, 겨울에는 조용한 설경 속에서 차분한 명상과 산책이 가능합니다. 자연 속에서 감정을 정리하고, 생명과 계절의 순환을 되새기는 경험은 중장년층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줍니다.
2. 인간과 자연의 협주곡, 캐나다 부차르트 가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밴쿠버섬에 위치한 부차르트 가든은 원래 시멘트 채석장이었습니다. 1904년, 제니 부차르트라는 여성이 폐허가 된 채석장에 꽃과 식물을 심기 시작하면서 이곳은 점차 세계적인 정원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버려진 공간을 예술로 되살린 이야기는 이 정원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부차르트 가든은 약 220,000㎡ 규모의 부지에 900여 종의 식물, 계절마다 100만 송이 이상의 꽃이 피어납니다. 정원은 크게 5개의 테마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선큰 가든’입니다. 거대한 채석장 벽면 아래로 펼쳐지는 이 공간은 마치 동화 속 정원에 들어온 듯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 외에도 일본 정원, 이탈리아 정원, 장미 정원 등 각기 다른 문화와 테마를 반영한 공간들이 있어, 한 자리에서 세계 정원의 미학을 경험할 수 있는 ‘정원 속 세계 여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저녁에는 조명이 켜지며 ‘빛의 정원’으로 변신하여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3. 정원을 여행한다는 것: 힐링을 넘는 감성의 순례
정원은 단순히 예쁜 공간이 아닙니다.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가꾼 그곳은 누군가의 열정, 자연에 대한 경외, 계절의 흐름에 대한 감사를 담고 있습니다. 정원을 걷는다는 것은 자연의 숨결과 사람의 손길이 만들어낸 조화로운 예술을 느끼는 순례이자, 스스로의 감정과 기억을 정리하는 사색의 시간입니다.
정원 순례 여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 여행자라면, 몇 가지 팁을 참고해보세요:
• 계절을 고려한 여행 시기: 튤립 시즌, 장미 개화 시기 등 원하는 꽃의 개화 시기를 확인하고 방문하면 더욱 풍성한 경험이 가능합니다.
• 가벼운 산책화와 여유로운 일정: 정원은 빠르게 걷는 곳이 아닙니다. 한 장의 꽃을 오래 바라보고, 그늘 아래서 책 한 권을 읽는 여유가 어울립니다.
• 정원 관련 역사나 작가 정보를 미리 학습: 부차르트 가든의 탄생 이야기처럼, 정원의 배경을 알고 간다면 그 감동은 배가됩니다.
자연에서 발견하는 평화, 정원은 인생의 쉼표
세계 정원 순례는 단순한 관광이 아닙니다. 그것은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정성이 어우러진 ‘살아 있는 예술’을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영국의 키유 가든에서는 자연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지성의 감동을, 캐나다의 부차르트 가든에서는 인간의 열정이 자연을 어떻게 회복시킬 수 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50~60대 여행자에게 이 여정은 삶의 속도를 늦추고, 조용한 감동을 채워주는 시간이 됩니다. 걷고, 보고, 숨 쉬는 모든 순간이 힐링이 되는 정원 여행, 이제는 자연 속에서 나를 마주해보는 여정을 시작해보세요.
정원은, 우리 모두에게 말을 겁니다. “천천히, 그리고 아름답게 살아가라”고.